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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당뇨병, 생활 습관 개선이 해법

지난 20년간 미국의 당뇨 환자수는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당뇨병 환자 수는 3700만 명이 넘는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 11.3%에 달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 한국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당뇨병에는 제1형과 제2형 두 가지가 있다. 제1형은 어린 나이에 발병하기 쉬우며 체내에서 인슐린이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병한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생긴다. 환자 중 약 90~95%가 성인이 되어 진단받는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심한 피로감, 갈증으로 인해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많이 먹지만 체중이 감소한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당뇨병 자체의 증상보다 ‘심장마비, 콩팥 장애, 뇌졸중, 실명’ 등 각종 합병증으로 인한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잘못된 식습관부터 유전적, 환경적, 문화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당뇨병의 발병 양상이 소득 수준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타난다. 이는 저소득층이 저렴하면서 칼로리나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을 주로 섭취하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한국의 당뇨병 환자 수도 1980년 이후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과거에 비해 한국인의 육류 소비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당뇨병 환자를 인종별로 보면 아메리칸 원주민, 알래스카 원주민의 비율이 가장 높다. 현대사회서 비만이 늘어 당뇨 환자도 덩달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에서 큰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소아 비만이다. 체중은 어렸을 때 교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음식습관 조절은 더 어려울 뿐 아니라 당뇨병의 위험도 두 배나 높아진다.       당뇨병은 단면적으로 접근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해 신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음식을 계속 먹고 싶은 욕구와 심리적 문제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적절한 운동과 식이조절’이다. 음식은 기름지거나 단 음식, 쌀, 빵, 육류 등을 줄이고 야채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외식보다는 집밥을 먹는 것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     또한 미국 당뇨병 학회는 최소 하루에 30분, 일주일에 4~5회의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이때 운동은 30분의 가벼운 산책이 아닌, 조깅이나 러닝 등 유산소 운동을 말한다. 많은 환자가 약물로도 당뇨병을 관리하고 있지만, 약의 종류와 개인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또 오래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음식과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당뇨병 검사는 혈액을 채혈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CDC는 35세부터 당화혈색소 검사를 할 것을 추천하며, 큰 이상이 없다면 일 년에 한 번 해도 무방하다. 당뇨 환자는 3개월에 한 번씩 진행해야 한다.     ▶문의:(213)277-5723 프랭크 최 / 가정의학과 전문의·할리우드 차병원건강 칼럼 당뇨병 생활 당뇨병 환자 당뇨병 학회 제2형 당뇨병

2024-05-14

살 빼는 당뇨 주사제 오젬픽·위고비, 효과 있나?

지난해 11월 트위터와 테슬라의 대표이사 일론 머스크는 "30파운드 감량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무엇이 가장 큰 변화를 줬냐는 질문에 그는 '오젬픽/위고비'를 언급했다.     오젬픽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돕기 위해 처음 개발됐다.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 수치를 낮추고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중요한 인슐린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이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모방하여 식욕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오젬픽을 미용을 위한 체중 감량 목적으로 승인하지 않았으나, 2021년 세마글루타이드를 더 많이 함유한 약물인 위고비를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체중 관련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오젬픽과 위고비 모두 일주일에 한 번, 배 또는 허벅지 등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오젬픽은 위고비의 대체재로서 사용됐으며, 최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살 빠지는 약'으로 유명해지며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 5일 업데이트된 FDA 공급 부족 의약품 목록에 오젬픽과 위고비 등 비슷한 계열의 당뇨약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이름을 올렸다.     유명인들이 오젬픽을 체중 감량 용도로 사용한다고 알려지며 '오프라벨(정식 허가받지 않은 용도로 약을 사용하는 것)'로 약을 처방받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는 "오프라벨 용도로 오젬픽을 처방해줄 의사를 찾거나 온라인으로 구하는 등 어떻게든 약물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보도했다.     앤드류크랩슨 미시간 의과대학 내분비학 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고혈압 또는 고콜레스테롤 환자가 꾸준히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처럼 일부 비만 환자는 위고비와 같은 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빠졌던 체중이 일부 회복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약물은 정상 체중의 사람들이 살을 빼기 위해 쓰며 정작 당뇨약이 필요한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부작용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제니스 황 노스캐롤라이나의대 내분비학 교수는 "위고비는 체중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시험된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대상은 얼마나 큰 부작용을 겪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젬픽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설사, 복통, 구토, 변비 등의 증상이 가장 흔하다. 또 FDA는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오젬픽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복용하는 환자는 전문의가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하지만, 오프라벨 사용 시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젬픽이 일반인의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며, 만약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보험, 메디케어, 메디케이드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로버트 칼리프 FDA 커미셔너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메디케이드 및 메디케어 인구 중 비만과 당뇨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이 비만과 당뇨병 인구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면 큰 수술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사회와 개인에게 상쇄되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아 기자비만치료제로 보편화 과체중 환자 약물인 위고비 당뇨병 환자

2023-04-12

[오픈 업] 24년 만에 다시 찾아온 환자

14세에 나를 찾아왔던 숙이(가명)는 심한 우울과 불안증상, 분노감정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족에 관해 물었을 때 할아버지가 사업에는 성공하셨지만 심각한 음주벽과 문란한 여자 관계로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조울증 환자들은 극도로 예민한 감정을 갖고 있어 인간관계가 힘들다. 그러다 보니 불안이나 우울, 분노의 감정이 커지면서 자가치료(?)의 방편으로 알코올중독이 되기 쉽다. 게다가 조증 상태에서는 자존감의 증가하고 자신을 과신하는 망상증과 함께 지나친 성적 욕구로 문란한 성적 행동을 하기 쉽다. 할아버지의 이력을 보니 숙이에게도 조울증의 가족력이 의심스러웠다.     조울증은 최근에 양극성 질환이라고 불린다. 기분의 변화가 정상을 벗어나 극단을 오가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으면 하늘에 떠있는 듯이 기쁘지만 반대로 갑자기 죽고 싶을 만큼 슬프고 암울해지기도 한다.   병이 30대 이후에 발병할 경우, 조증 시기에는 하루에 3시간만 잠을 자도 에너지가 넘친다. 직장인은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 온종일 기쁘게 일을 한다. 예술가나 작가들은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완성한다.     ‘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이 병을 앓았다. 그는 다섯 번의 결혼과 심한 알코올중독을 경험했고 이후 총기 자살로 일생을 끝냈다. 그의 가까운 친척 중에 여섯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이 병이 유전을 통해 가족들에게 대를 이어 가는 것을 보여준다.     숙이처럼 청소년이나 아동기에 발병하는 경우에는 기분이 고조되고 기쁜 대신에 심각한 분노와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보인다. 어린 시절에 이런 병이 오면 집중해서 학업에 전념하기 힘들어 성인이 된 후 살아가는데 필요한 배움의 기회를 잃게 된다.   그녀는 병세가 심했던 사춘기를 지나자 학교에 돌아갔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우울증이나 양극성 질환처럼 정서불안 질환들은 증상이 간헐적으로 온다. 치료를 받았거나, 받지 않은 경우에도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재발이 돼도 심각하지 않은 반면에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재발이 자주 되고 증세가 더욱 심해진다.     숙이는 어머니의 극진한 정성과 사랑으로 여러 차례 입원치료, 약물사용, 상담 등을 받았고 증세가 호전돼 요리 전문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그녀는 10여군데 직장을 옮겨 다녔다. 자신의 상관, 동료, 후배 등과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일터를 떠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문제를 다른 사람 탓으로 보는 습관 때문에 자신에 대한 반성 대신에 타인을 향한 미움이 강했다.     숙이는 24년이 지난 38살 나이에 나를 다시 찾아왔다. 나는 그녀를 기쁘게 맞았다. 그녀는 건강한 수면 습관을 기르라는 나의 말에 동의했다. 이 병의 가장 흔한 증상인 수면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안정제와 항정신제 약물을 처방했고 아침 7시에 반드시 기상할 것을 요청했다. 아무리 우울하고 힘들더라도 침대에서는 벌떡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우울 증세는 아침 나절에 가장 심각한데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으면 두뇌에서 분비되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엔도르핀, 도파민 등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움직이기 위해 산보를 시작했고 생활이 바뀌면서 새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남을 원망하고 화를 내던 습관을 버리고 용서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힘을 쓰기로 했다.     정신질환은 그녀의 부모 탓도 아니고 더군다나 자신의 탓도 아니다.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만이 병을 이기고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마치 당뇨병 환자가 누구를 원망하거나 슬퍼하는 대신에 열심히 혈당을 관리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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